...

“CCTV와 IPTV, 불안한 이 시대의 요구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 괴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찬성 대 반대’를 넘어-

“우리 어린이집이 점점 좋아지는 거 같아요!~?”
보육시설 CCTV설치에 대한 타당성이 논의되거나 검증된 바 없이 무서운 속도로 설치되고,
IPTV로 생중계를 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대환영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이 있지만 아무래도 불안한 시대에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생각을 없애기 쉽지 않습니다.
그럼, 이제 보육의 질이 높아지고, 부모님들은 안심하고 일할 수 있게 되었는지 함께 둘러볼까요?

“애가 왜 발표를 제대로 못해? 부장님 보는데 창피해서...에이~”

이야기 나누기 시간에 발표를 잘 하지 못한 아이...그날 저녁 아이는 엄마와 아빠에게서 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아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 다음날 어린이집에 가고 싶어 할까요?

* 실수를 두려워하면 모험을 할 수 없습니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은 자존감향상에 저해가 됩니다.

“OO라는 아이 좀 문제 있는 거 같지 않아요?”

교실에는 유독 산만한 아이가 있습니다. 혼자서 수업도 해야 하고 다른 아이도 돌봐야 하는 교사도 어쩔 수 없어 보입니다. 그 아이만 교실에 없으면 좋은 분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저 아이는 무슨 약을 먹는 거예요?”

오전간식 후 교사가 한 아이에게 약을 먹입니다. 그 약이 무엇인지 다른 부모들이 물어옵니다. 아이가 어떤 약을 먹는지까지도 공개해야하나요? 또, 아픈 아이를 보내는 부모의 책임감을 묻게 됩니다.

“당신의 아이만 볼 수 있습니까?”

나의 아이를 다른 사람들이 보는 것이 싫습니다. 아이에게 자신이 없는 부모라고 질책하시겠습니까? 서로의 아이들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차라리 나도 보지 않고 보여주지도 않고 싶습니다.

* 다른 사람들이 지적하는 그 아이가 당신의 아이일 수도 있습니다.

감시가 아니라 관리라고요? 무엇을 관리하려는 건가요?
우리는 우리의 인권을 인정하는 정책을 바랍니다!
우리는 보육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정책을 기다립니다!

“위험한 순간에 CCTV를 보고 있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있나요?”

자유선택놀이 시간에 교사가 한 아이의 질문에 답하고 있습니다. 한쪽에서 아이가 넘어져 볼을 책상에 부딪힙니다. CCTV를 보고 있던 사람들이 이때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아이가 어떻게 넘어졌는지 설명할 수는 있어도 막을 수는 없습니다.

* 필요한 건 아동 대 교사비율 축소이고, 교사 충원입니다.

“거참~교사 목소리 참 날카롭네”

며칠째 행사 준비 때문에 막차타고 들어갔다가 아침 당직 때문에 잘 쉬지 못하고 출근한 교사가 있습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신경도 예민해져서 상냥하게 목소리 내기 힘듭니다.

“소리 들릴까봐 방구도 못 뀌겠어요...”

늘 식사를 빨리 하다보니 교사들은 속이 좋지 않을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어제 오늘 변도 잘 못 봤더니 배에 가스가 찬 것 같은데, 괜히 방귀 꼈다가 소리가 밖으로 나갈까봐 걱정입니다.
* 교사도 “사람”입니다.

“원장님~선생님 바꿔주세요!”

실수가 잦은 교사, 부모 맘에 썩들지 않는 교사의 길은 해고인가요? 당장 눈 앞에서 사라져 주길 바라는 것보다 필요한 지원이 먼저겠지요.

“불편하지만 예쁘게 입고 있어야 잘 봐주실 것 같아요...”

하루종일 앉았다 일어났다 굽혔다 폈다, 아이들 신변 살피랴 청소하랴... 편하게 입고 일할 수 있다면 몸이라도 덜 아플 텐데, 이제 방송을 타게 됐으니 남들 시선 의식 않 할 수 있나요? 박봉이지만 옷에 신경 좀 써야죠.

* 마음에 드는 교사를 자판기에서 고를 수 있다면 좋겠습니까?

개인의 소중한 사연과 보호받아야 할 생활이 있습니다.
지극히 일부분, 단편적 상황에 대해서 불특정 다수가 갖게 되는
주관적 사고로 인해
상처받고, 소외되고, 낙오되어질 우리의 아이들과 부모들과 교사들을
상상해 보셨나요?
우린 과연 무얼 위해 감시장치를 사용하게 되었나요?
교사들만 좀 참으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얻고자 했던 것보다 잃게 되는 것이 더 많아졌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CCTV를 떼고 “관심”을 답시다.
CCTV, IPTV 보다 더 좋은 대안은 충분히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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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의 경우 IPTV설치 여부를 시설평가에 100점 만점 중 가장 큰 점수인 25점을 부여해 놓아 실제로 설치에 대한 동의를 강제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합니다.





자주가는 유아교육 관련 사이트에 공공노조에서 올린 글입니다.
피해사례를 접수한다면서요=ㅅ=
리플들 살펴보니 아빠들이 회사에서 사장에 부장 줄줄이 모아놓고 본다고도 하고
화질이 좋아 표정이며 목소리까지 잘 들린다고 하네요.
저희시설도 토요일에 설치가 되었다. 라고 들었기에 출근할 맛도 안나고 잠도 안 옵니다.
진심으로 내년엔 이직할 생각 하고있습니다. 세상이 참 살기 힘듭니다.
매일 사진찍고, 동영상 찍어서 부모님들 보시도록 싸이월드에 올려드리는데
뭐가 그렇게 불만이어서 실시간으로 감시까지 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솔직히 저도 실수할 때가 있고 소홀할 때가 있는데,
그런모습이 여과없이 보여질 것이 무척 두렵습니다.
많이 긴장했던 학부모 상담도 부모님과 좋은 관계 맺으며 마쳐가는데
저런 괴물같은 기계로 한순간에 신뢰를 잃을까 두렵습니다.
한순간에 자질없는 교사, 다른반과 비교되는 교사가 될까봐 겁이 납니다.

올해는 참 그래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열심히 사는 제 모습이
스스로도 기특했는데, 사방군데에서 가만두질 않네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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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아 2010. 4. 26. 02:28
  • Terminee 2010.04.27 14:57 신고 ADDR EDIT/DEL REPLY

    진짜 문제 많네요.
    제가 그냥 생각했던 것보다 크고 작은 문제들이 훨씬 많군요.
    그런 걸 설치하고 싶어하는 부모들의 마음은
    진정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이 아니라
    아이에 대한 자신의 감시 욕구를 채우고자 함이 아닌가 싶네요.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을 카메라로 지켜 본 엄마한테
    아이들이 집에 가서 몇 번 혼나거나 하고 나면
    아이들이 먼저 "선생님 저거 꺼주세요."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입장에서는 '감시'라고 밖에 볼 수 없고,
    아이들 입장에서도 '관심'이나 '보호'가 아닌 '감시'로
    느껴질 부분이 훨씬 크다고 생각하는데...
    물론 가끔 어린이집에서 학대 받은 아이에 대한 기사도 나긴 하지만,
    어쩌다 있는 일을 막기 위해 감시 당하는 사람들의
    인권에 대한 생각은 어째서 안 하는 건지.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쩝...
    류아님 힘내시고, 그딴 거 없는 좋은 곳으로 꼭 옮기실 수 있길 바랍니다.

    • 류아 2010.04.29 05:31 신고 EDIT/DEL

      학부모님들은 그들 나름대로 이게 있어야 안심된다면서
      전국 모든 보육시설에 CCTV설치 의무화 서명운동까지 하고있습니다=ㅅ=
      그냥 보내지 말고 데리고 사셨으면 좋겠어요(..)

      입장차이가 참 크죠..ㅋ 저도 학부모 되면 CCTV있는 곳 찾을까요..
      전 없는데 찾아서 보내렵니다=ㅅ=

  • 아인 2010.04.28 19:29 ADDR EDIT/DEL REPLY

    사실 요새 세상이 세상이다보니 지나친 불안감이 낳은 부작용이지만
    저건 애들이 모를뿐이지 어찌보면 애들에 대해서도 억압하는 건데 말이야
    역시 세상이 너무 흉흉한거 아닌가 싶네 정말...
    여튼 일단 지금은 참고 해야지 뭐 ㅠㅠ

    • 류아 2010.04.29 05:30 신고 EDIT/DEL

      어제부터 방송되고있다고 조심하래..
      부모님들 보신다고 이제 화장도 하래..ㅋㅋㅋ